▶ 에이전트 신뢰받아야 자신도 유리
▶매물 조건 불분명하면 본인만 불리
▶지나치게 흥정하면 집 사기 힘들어

성공적인 부동산 거래를 위해 부동산 에이전트와 서로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쌓은 것이 중요하다. [로이터]
부동산 시장에는 다양한 유형의 고객들이 있다. 친절하고 매너 좋은 고객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에이전트를 진절머리 나게 만드는 고객도 있다. 에이전트의 역할 중 하나가 어떤 유형의 고객에게도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진상’ 고객들이 정작 자신의 까다로움이 본인에게 얼마나 해를 끼치는지 모른다는 것이 문제다. 부동산 거래는 사람 사이의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거래다. 따라서 에이전트의 신뢰를 잃는 순간, 정작 고객 자신에게 중요한 거래도 순탄치 않을 수밖에 없다. 온라인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터닷컴이 소개한 에이전트를 힘들게 하는 고객 유형을 알아본다.
▲ 개인사부터 정리했으면
플로리다 주 탤러해시의 조 마나우사 에이전트는 지금도 잊지 못하는 고객이 있다. 남자 친구와 함께 살 보금자리를 찾던 이 여성 고객은, 남자친구로부터 계약금 명목으로 2만 달러의 현금을 선물 받았다. 두 사람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집 계약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크리스마스를 불과 3일 앞둔 날 여성 고객에게 갑자기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마나우사 에이전트는 “고객이 남자 친구와 결별했고,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갈 계획이라며 주택 구입 계획을 취소했다고 통보해 왔다”며 “유리한 계약을 앞두고 있으니 하루만 더 생각해보라고 설득했지만 그녀는 나와 상의도 없이 이미 모기지 대출 신청을 취소한 상태였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결국 구입 계약은 취소됐고 크리스마스를 보낼 그녀의 새 집 장만 계획도 수포로 돌아갔다. 일선 부동산 에이전트들은 집을 구입하기 전에 연애나 결혼 등 구입 절차에 영향을 미칠만한 개인적 사정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구매 계약 체결 후 마음이 바뀌면 거액의 디파짓을 고스란히 날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저렴해도 너무 저렴
집을 살 때 가격을 깎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다. 하지만 ‘지나친 흥정’은 되레 마음에 드는 집을 다른 사람에게 뺏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매사추세츠주 뉴턴에서 활동 중인 레이철 포이 에이전트는 최근 가격 흥정에 너무 집착하는 부부 고객을 만났다. 당시만 해도 지역 주택 시장은 명백한 셀러스 마켓(판매자 우위 시장)이었는데도, 두 사람은 리스팅 가격보다 20% 낮은 가격의 오퍼를 내달라고 에이전트에게 강요했다.
부부의 지나친 흥정은 마음에 쏙 드는 집을 찾았을 때도 그치지 않았다. 부부는 리스팅 가격보다 무려 15만 달러나 낮은 금액을 적어 오퍼를 넣었고, 셀러는 당연히 다른 바이어의 오퍼를 수락했다. 포이 에이전트는 “부부가 눈물까지 흘리며 리스팅 가격대로 전액 현금 오퍼를 제시하겠다고 했지만 집은 이미 다른 바이어에게 넘어간 뒤였다”라고 전했다. 지나친 ‘헐값 오퍼’는 주택 구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꼭 사고 싶은 집을 찾았다면, 무리한 흥정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믿을 만한 에이전트와 상의해 지역 주택 시세에 적합한 가격을 제시해야 원하는 집을 구하는 지름길이다.
▲ 오락가락하는 매물 조건
자신이 원하는 조건을 몰라 갈팡질팡하는 고객도 에이전트를 혼란스럽게 하는 유형이다. 남가주에서 활동하는 줄리 맥도너 에이전트는 지금도 한 고객을 생각하면 고개가 절레절레 흔들린다. 이 고객은 자녀는 물론 부모님까지 모실 집을 찾아달라고 부탁하며 최소 침실 4개, 욕실 2개, 2대 주차 가능한 차고, 학교와 상점, 대중교통과 가까운 곳 등의 매물 조건을 제시했다. 고객이 원하는 매물 조건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계단이 없는 단층집에 수영장도 있으면 안 되고, 관리가 힘들기 때문에 땅이 넓은 집도 싫다고 했다. 반려 동물이 살았던 집을 빼 달라는 조건도 마지막으로 추가됐다.
맥도너 에이전트는 까다로운 조건을 최대한 맞춰 수십 채에 달하는 매물을 보여줬는데, 결국 이 고객이 고른 집은 그동안 말했던 조건과 정반대 조건의 집이었다. 맥도너 에이전트는 “그 고객이 사겠다고 마음에 들어 한 집은 2층에 침실 3개, 욕실은 1개, 차고 대신 덮개만 있는 주차공간, 넓은 마당에 수영장까지 딸린 집이었다”며 “게다가 학교나 쇼핑센터와는 멀리 떨어진 위치였다”라고 허탈했던 당시를 생각하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집을 보러 다니기 전에 자신과 가족에게 필요한 조건을 명확히 정리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그렇지 않으면 에이전트는 물론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허비하게 되고 결국 에이전트와의 신뢰 관계에도 금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 과도하게 철저한 사생활
뉴욕의 프레드 데이비슨 에이전트는 얼마전 다소 기괴한 고객을 소개받았다. 그 고객의 황당한 요구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시작됐다. 고객은 부동산 사무실에서 들어서자마자 데이비슨 에이전트의 휴대폰 배터리를 빼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면서 매우 특이한 매물 조건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휴대전화 기지국에서 최소 400야드 이상 떨어져 있어야 하고, 관할 시정부가 제공하는 상수도가 연결된 집은 안 된다는 것이었다. 또 집 마당은 반드시 향나무로 둘러싸여 있어야 한다는 조건도 달았다.
데이비슨 에이전트는 이 고객의 조건에 맞는 집을 찾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지만 모험과도 같은 일을 시도해보기로 결정했다. 최근 유산을 상속받았다는 이 고객은 “사회 붕괴 이후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자산으로 집을 사기로 했다”며 음모론 신봉자 같은 황당한 이야기를 늘어놓기도 했다. 데이비슨 에이전트 천신만고끝에 결국 조건에 대략 맞는 40만 달러짜리 집을 찾는 데 성공했지만, 그 과정은 험난했다. 고객을 태우고 매물을 보러 다닐 땐 휴대폰은 물론 GPS도 사용하지 못하게 했고, 그래서 종이지도를 펼치며 주소를 찾아다녀야 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고객 나름의 신념이나 걱정거리가 있을 수 있다”며 “하지만 에이전트에게 요청할 사항이 있다면 처음부터 그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그래야 고객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 낭비 없이 효율적인 주택 거래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
준 최 객원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총 1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물론 여러 형태의 Buyer들이 있지만 그래도 Agent들은 불만없이 최선을 다 해야지요!! 그냥 날로 "커미션"만 생각하고 대충하는 Agent도 많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