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든 고향서 유세…최대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서 총력전 모드
▶ 셰일가스 개발 약속하며 표심 공략…정부 허리케인 대응 연일 비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인단 19명이 걸린 최대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에서 셰일가스 등 화석 에너지원을 적극 개발하겠다고 거듭 공약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9일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에서 행한 유세에서 "(대선에서 이기면) 취임 첫날 나는 펜실베이니아 에너지 노동자들에게 '프랙(frack·셰일가스 생산을 위한 수압파쇄법), 프랙, 프랙', '드릴(drill·시추), 드릴, 드릴'을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자신이 재집권하면 "(미국이) 에너지 자립을 이루고, 에너지 분야의 지배력을 가질 것"이라며 "우리가 베네수엘라로부터 우리의 에너지를 공급받는 것을 믿을 수 있느냐"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 수압파쇄법과 시추를 강조한 것은 펜실베이니아주 경제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셰일가스 등 화석 에너지원 생산에 생계가 걸린 유권자들 표심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수압파쇄법의 경우 대선 경쟁자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과거 환경 오염 우려 등을 이유로 반대를 표명했다가 '허용' 입장으로 돌아섰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의 이 같은 입장 변화를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이날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만약 카멀라가 당선되면 여러분들 생활비는 오를 것이고, (정전으로) 전등은 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이 당선되면 화석에너지원 생산 확대로 기름값을 낮추고 지역 경제도 살릴 것임을 내세워 친환경 에너지원 개발 확대를 공약한 해리스 부통령과의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 유세한 스크랜턴은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이 나고 자란 고향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선 적진 공략에 나선 셈이다.
러스트벨트(rust belt·쇠락한 오대호 연안 공업지대)인 펜실베이니아주는 2000년대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4연승(2000∼2012년)을 안긴 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던 곳이다.
그러나 직전인 2020년 대선에서 현직이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득표율 1.2% 포인트 차로 펜실베이니아를 내줬고, 결국 대선 패배의 쓴 잔을 마셨다.
박빙 승부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한 데는 '고향' 프리미엄이 어느 정도 작용했다는 분석이 많다. 고향 스크랜턴이 포함된 래커워너 카운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9% 포인트 차(54% 대 45%)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겼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대선에서 펜실베이니아에 올인하며 막판 승부수를 던진 모양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5일, 자신이 7월 유세 때 피격당한 장소인 펜실베이니아주 서부 버틀러를 다시 찾아 자신을 지지하는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 유세를 벌인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여론조사기관 '인사이더어드밴티지'가 7∼8일 펜실베이니아주에서 800명의 투표 의향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오차범위 ±3.46%p)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에 지지율 49% 대 47%로 2% 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부의 허리케인 대응과 관련해 거짓말을 중단하라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의 비판에도 근거 없는 비난을 이어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스크랜턴에 이어 같은 펜실베이니아주 레딩에서 열린 유세에서 "가족들이 필사적으로 불어나는 홍수 물에서 탈출하려고 했고, 지붕 위로 올라갔다. 그들은 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지만 카멀라는 그들을 구조하기 위해 헬리콥터도 보내지 않았다"면서 "사람들이 몸부림치고 익사하는데 그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을 지지하는 일론 머스크가 피해 지역의 통신 복구를 위해 위성 서비스인 스타링크를 보냈지만 정부가 압수했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폭스뉴스가 그와 해리스 부통령의 2차 대선 토론을 제안한 것에 대해 "(부재자 투표 등) 투표가 이미 시작됐다. 재대결은 없을 것"이라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적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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