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만난 박성미 로제타홀 여성심장센터장이 여성 심혈관질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새해를 맞아 뱃살 빼기나 근육 키우기에 나선 이들이 많다. 그런데 ‘속’을 들여다보는 것도 빼놓아선 안 된다. 과거 대장 내시경은 50대 이상의 숙제처럼 여겨졌지만, 최근 젊은 층에서도 용종 발견이 흔해지고 있다. 2022년 국제학술지 ‘랜싯 소화기내과’에 실린 미국 연구 결과를 보면, 한국의 20~49세 성인 대장암 발병률은 인구 10만 명당 12.9명으로, 조사 대상 42개국 중 가장 높았다. 검사 결과지에서 ‘용종’이란 단어를 마주하면 덜컥 겁부터 먹을 수 있지만, 문정락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오히려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장암의 씨앗인 용종을 미리 찾아내 제거했다면, 암으로 갈 수 있는 길목을 가장 확실하게 차단한 셈이기 때문”이다. 5일 서울 강동구 병원에서 문 교수를 만났다.
-내시경으로 찾은 용종은 떼지 않으면 다 암이 됩니까.“그렇진 않습니다. 내시경으로 봤을 때 튀어나온 혹을 용종이라고 부르는데, 암이 될 수 있는 ‘선종’과 그렇지 않은 용종이 있어요. 신경 써야 할 건 바로 선종이죠. 선종 10개 중 1개는 대장암으로 발전할 수 있거든요. 1㎝ 이상으로 크다면 그 확률이 더 높은데, 보통 선종이 대장암이 되기까지 10년 정도 걸립니다. 건강검진에서 절제하는 용종은 크기가 1㎝에 못 미치는 작은 경우가 많고, 그런 용종은 대장암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낮아요. 그래도 암의 씨앗을 미리 없앤 거니까 오히려 안심하셔도 됩니다.”
-요즘은 젊은 층에도 용종이 많다고 합니다.“예전엔 50세 이후 검사를 권고했지만, 최근엔 20, 30대에서도 선종이나 조기 대장암이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원인은 아무래도 비만과 식습관이죠. 고기 위주 식사에 운동은 부족하니까요. 젊더라도 혈변이나 갑작스러운 체중 감소가 있다면 꼭 검사를 받아야 해요. 장은 보통 통증을 잘 느끼지 못하는데, 용종이 커져서 대변이 위에 쌓여 장이 늘어나면 복통이 생기는 경우가 많아요. 좌측과 우측 모두에서 복통이 나타날 수 있는데, 극심한 통증이 아니라 약간의 불편함이 계속되는 상태라 유의해야 합니다. 이런 증상이 있을 땐 이미 암이 꽤 진행된 경우가 많거든요. 가족력이 없더라도 비만이거나 배가 좀 나왔다 싶으면 40대 전이라도 내시경을 받아보는 게 좋습니다.”
-용종을 떼어내면 다시 생기진 않습니까.“깨끗하게 ‘완전 절제’를 했다면 그 자리에 다시 생길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문제는 용종이 커서 여러 번 나눠 떼어낸 경우예요. 미세하게 조직이 남을 수 있어서 추적 관찰이 중요합니다. 보통 작은 용종을 잘 떼어냈다면 3년 주기로 검사를 받으면 됩니다. 하지만 떼어낸 용종 크기가 1㎝를 넘거나 조직검사 결과에서 용종이 암에 가까운 ‘고도 이형성증’으로 나왔다면 1, 2년 주기로 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장 비우는 약 먹기 힘들어서 검사 못 하겠다는 이들도 많습니다.“예전엔 4리터 물약을 먹어야 했는데 요즘은 2리터, 1리터로 줄었고, 심지어 알약까지 나왔습니다. 알약은 맛이나 냄새가 안 느껴져 구역질이 덜하죠. 다만 알약이라도 물은 충분히 마셔야 해요. 물을 적게 마시면 약이 안 녹아서 위벽을 다치게 하거나 장 청소가 제대로 안 될 수 있거든요. 장 정결이 안 됐을 땐 내시경 시야 확보가 어렵습니다. 검은 쌀이나 과일 씨앗 같은 찌꺼기가 남아 있으면 용종을 가리기도 하고, 내시경의 흡입구를 막아 검사 자체가 힘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혈전용해제를 복용하는 환자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심뇌혈관 질환으로 스텐트 시술을 받아 아스피린 같은 혈전용해제를 복용하는 환자는 주치의와 반드시 상의해야 합니다. 단순한 내시경 관찰은 약 복용 중에도 상관없지만, 용종을 뗄 때 지혈이 안 될 수 있어 위험하거든요. 약 중단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일단 내시경 검사만 먼저 진행하고, 용종이 발견될 경우 약을 조절할 수 있는 타이밍을 잡아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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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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