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요금 인상·수자원 부족 우려로 트럼프 지지층도 반발
▶ 작년 2분기에만 142조원 상당의 20개 프로젝트 중단·지연
미국 곳곳에 들어서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대한 지역사회의 반발이 커지면서 올해 중간선거 이슈로 부상할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클라호마주 샌드스프링스, 펜실베이니아주 아치볼드, 애리조나주 페이지 등지에서 기술기업들이 건설하려는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주민들의 반대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들 지역은 주로 조용한 시골인데 주민들은 엄청난 양의 전기와 물을 소비하는 데이터센터가 대규모로 들어서면서 전기요금이 오르고 수자원이 부족해지며 주변 환경을 바꿀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기술기업들이 지역사회를 짓밟는다는 인식에 분노가 쌓이면서 데이터센터가 전국 차원에서 정치 쟁점이 되고 있으며, 중간선거에서 지지 성향과 무관하게 모든 유권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WP는 관측했다.
연방의회 의원 가운데 하원의원(435명) 전원과 상원의원(100명) 약 3분의 1을 새로 뽑는 중간선거는 한국의 총선에 비견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잔여 임기 동안 의회 권력 지형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AI 산업을 적극 육성하는 정책을 펼쳐왔다.
그러나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반대는 민주당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공화당 유권자들에게서도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샌드스프링스 주민으로 지난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을 찍은 브라이언 잉그럼은 "트럼프와 케빈 스팃(오클라호마 주지사)이 데이터센터를 원하는 것을 알지만 그런 사람들은 데이터센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건 우리한테 영향을 준다"고 WP에 말했다.
공화당 소속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지역정부에 데이터센터 건설을 중단하고, 전력회사 등이 AI 인프라 비용을 주민에게 전가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권한을 주는 AI '권리장전'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였던 마조리 테일러 그린 전 하원의원이 트럼프와 갈라선 이유 중의 하나는 그녀가 행정부의 AI 육성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기 때문이라고 WP는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는 엘리자베스 워런을 비롯한 상원의원 3명이 지난달 데이터센터의 전기요금 인상 요인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
진보 정치의 간판 인물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기술기업들이 부족한 에너지와 수자원을 차지하고,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는 AI 기술 개발 비용을 일반 미국인에 떠넘긴다고 주장하며 데이터센터 건설 일시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반대 여론이 높아지면서 갈수록 많은 지역에서 정치인들이 데이터센터를 거부하고 있다.
조사업체 데이터센터워치에 따르면 2025년 2분기에 980억달러(약 142조원) 상당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20개가 정치적 반대로 중단되거나 지연됐는데 이는 2023년 이후 중단·지연된 프로젝트를 전부 합친 것보다 많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도 최근 에너지 회사 경영자들과의 포럼에서 이런 여론을 언급했다.
라이트 장관은 "데이터센터들이 건설되는 미국 시골에서는 지금 전기요금이 엄청나게 올랐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이미 화가 났다"면서 "'내 주(州)에는 데이터센터를 원하지 않는다'는 게 공통된 시각"이라고 말했다.
기술기업들은 주민들의 우려에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동시에 지역사회를 설득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WP는 보도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용도로만 사용하는 게 아닌데도 새로운 전력망 구축 비용을 대겠다고 약속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도 데이터센터가 가져올 건설 일자리와 세수를 위해 기술기업들과 타협점을 찾으려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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