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 입학 ‘조기 전형’(Early Decision)에서 ‘합격 유예’(Admissions Deferral) 결정이 있다. 합격 유예 결정은 합격이나 불합격이 아니라 합격 결정을 위해 시간이나 정보가 더 필요함을 의미한다. 대개 합격 유예 통보를 받은 지원자는 ‘정규 전형’(Regular Decision) 기간 중 합격 자격을 한 번 더 검토받게 된다.

합격 유예 통보를 받으면 학생은 물론 학부모도 만감이 교차한다. 이를 합격으로 받아들여야 하나, 아니면 불합격으로 보고 지원 노력을 포기해야 하나를 놓고 고민하게 된다. 대학 입시 전문가들은 합격 유예 통보는 원하는 대학 입학의 문이 여전히 열려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최종 통보를 받을 때까지 합격을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포브스가 합격 유예의 의미와 대처 요령 등을 소개했다.

■ ‘한 번 더 검토하겠다’

합격 유예 통보는 대학 입학 담당 부서가 최종 결정을 내리기 위해 더 많은 시간과 지원자에 대한 추가 정보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원자의 입학 자격이나 잠재력이 최종 결정을 위해 충분히 이해되지 않았을 뿐 지원자의 자격이나 능력이 부족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므로 합격 유예 통보를 받았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기대했던 합격 통보 대신 유예 통보를 받으면 실망스러울 수 있지만, 실망 대신 지원자의 자격을 보충하고 대학에 대한 관심을 한 번 더 강조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대학이 합격 유예 통보를 내리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대개 우수한 학생이 몰리는 조기 전형 지원자를 일반 전형 지원자의 자격과 비교해 최종 결정을 내리려는 것이 첫 번째 이유다. 지원서에서 학교 성적, 시험 점수, 개인 특성 등의 항목 중 최종 결정을 내리기 위한 정보가 불충분하다고 판단될 때도 합격 유예 통보가 내려진다. 어떤 이유든 상관없이 합격 유예 통보는 지원자의 합격 잠재력이 어느 정도 인정되지만 입학 사정관의 궁금증을 충분히 해소하지 못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면 된다.

■입학에 여전히 관심 있음 표명

대학이 합격 유예를 결정하는 이유는 최종 결정을 내리기 위해 추가 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합격 유예 통보를 받은 지원자가 가장 먼저 할 일은 대학 입학에 관심 있다는 내용을 ‘편지’(Letter of Continued Interest)를 담당 입학 사정관에게 전달하는 것인데 가급적이면 너무 늦지 않은 시기에 보내면 좋다. 편지를 통해 대학 입학에 지속적인 관심이 있음을 보여줌과 동시에 지원서 제출 이후 향상된 입학 자격 등 업데이트된 내용을 강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원 전공이나 대학이 추구하는 가치관과 일치하는 연구, 인턴십, 성취 등을 공유하면 도움이 된다. 입학 사정관은 이미 제출한 지원서 내용을 반복한 내용보다 구체적이고 진실된 내용의 편지를 선호한다. 그간 고교 성적이 향상되었거나 다시 치른 대학입학표준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면 대학 수준의 학업을 받을 준비가 되었음을 증명할 좋은 기회다. 업데이트가 있다면 자주 보내도 상관없지만 도움이 될 만한 새로운 내용만 보내는 것이 좋다.

■새 추천서와 추가 정보 제출

새로운 추천서를 제출할 수 있다면 합격 유예 통보를 받은 학생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전략이다. 새 추천서를 통해 앞서 제출한 지원서에 반영되지 않은 내용을 추가하면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추천서가 지원자의 가치를 향상할 수 있다고 판단될 경우 지원자를 잘 이해하는 교사, 코치, 멘토, 카운슬러에게 추천서 작성을 요청한다. 새 추천서는 지원자의 강점과 잠재력을 강화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

특히 고등학교 카운슬러가 작성한 추천서가 지원자의 자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카운슬러가 대학 입학 사정관 측에 전화나 이메일 등을 통해 학생의 대학 입학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강조하고, 지원서에서 빠진 추가 정보를 제공하면 도움이 된다.

■부모의 역할도 중요

합격 유예 통보를 받은 자녀를 최종 합격으로 이끄는 데 부모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부모의 역할은 자녀의 결정과 준비 과정을 지원하는 것에 그쳐야 한다. 부모가 주도적으로 결정으로 이끌어가려고 하면 역효과가 생기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자녀가 합격 유예 통보를 주도적으로 처리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감과 독립심을 키울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대학 합격 후 캠퍼스 생활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 고등학교 카운슬러 역시 지원자의 노력을 보완하는 내용과 추가 정보를 입학 사정관 측에 제공하면 더 도움이 된다.

<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