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내 전쟁을 끝낼 수 있다’-. 트럼프가 대선 유세 중 한 장담이었던가.
관련해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어떤 결말을 맞게 될지. 비관적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그게 최근까지 다수의 관측이다.
트럼프 딜(deal)의 윤곽은 대체로 밝혀졌다. 현 상태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양국 간 국경에 비무장지대를 설정해 나토의 유럽 회원국가들 병력을 배치한다, 그리고 우크라이나의 나토가입을 상당기간 유예 한다 등등.
적지 않은 영토를 잃게 된다. 그러면서도 분명한 안보보장은 포함돼 있지 않다, 분명 우크라이나로서는 달갑지 않은 휴전안이다. 그러니….
‘선거유세는 시적(詩的)으로 거버넌스는 산문적(散文的)으로.’ 마리오 쿠오모 전 뉴욕 주 지사가 한 말이다. 선거공약은 어디까지나 공약이고 실제 국정은 다를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새로 선출되는 대통령마다 내놓는 해외정책 기본원칙(doctrine)이란 것도 그렇다. 독트린보다는 그 때 그 때의 돌발적 국제적 이벤트가 해외정책의 궁극적 변수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 한 예가 W. 부시 대통령이다. 미국의 해외개입을 가급적 자제하겠다는 게 그가 밝힌 해외정책의 기본원칙이었다. 9.11사태가 이 모든 것을 바꾸었다. 바락 오바마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같은 처지에 몰렸었다.
‘CRINKs(중국-러시아-이란-북한)의 대두와 함께 미국은 2차 세계대전이후 최악의 안보환경에 맞닥뜨릴 것이다.’ 트럼프 집권 2기와 관련해 나오고 있는 전망이다.
이와 함께 트럼프의 우크라이나 정책도 선거공약과는 다른 방향으로 펼쳐지지 않을까 하는 관측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 ‘우크라이나 지원을 줄이고 인도태평양지역에 집중해야한다.’ 그동안 트럼프 진영에서 나온 말들이다. 대선 승리 후 트럼프 사람들의 수사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더욱 조이고, 우크라이나에 지원을 강화하고 무기사용제한도 풀어야 한다. 그렇게 레버리지를 높일 때 협상의 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것이다.’ 안보보좌관으로 지명된 마이클 월츠의 발언에서 엿볼 수 있듯이 결코 러시아에게 승리를 안기는 협상은 있을 수 없다는 식으로.
무엇이 이런 변화를 가져오고 있을까.
꽤나 심상치 않아 보인다. 러시아의 국내전선 상황이. 경제는 날로 악화되고 있다. 거기에다가 전선에서의 엄청난 사상자 발생과 함께 인력난은 계속 가중되고 있다. 비례해 엘리트계층의 불만도 날로 깊어가고 있다. 엄격한 통제에 놓여있다. 그런 제도권 러시아 언론 보도 행간에서도 이 같은 실상이 종종 여과 없이 노출된다.
‘러시아 경제는 아르헨티나 수준으로 카자크스탄, 아제르바이잔, 벨라루스만도 못하다는 원성이 하늘을 찌른다. 그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 승리의 꿈은 사라진지 오래다.’ 러시아 현지 언론을 인용한 내셔널 인터레스트의 보도다.
바로 이런 점들을 직시, 트럼프 사람들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있는데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 일부에서의 관측이다. 그러니까 승리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과 함께 트럼프 팀의 우크라이나 전쟁 접근방법도 달라질 수 있다는 거다.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뛰어들었다. 이것이 말하고 있는 것은 이 전쟁은 전 세계적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전쟁에 대해 워싱턴은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이는 우크라이나는 물론, 중동, 더나가 트럼프 팀이 최우선권을 부여하고 있는 아시아정책에도 심각하고 결정적인 파급효과를 불러온다.
이 같은 판단이 워싱턴의 컨센서스로 굳어지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트럼프 팀의 접근방식은 보다 신중 모드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의 패퇴는 중동, 더 나가 인도태평양전선에서의 미국의 승리로 이어질 수 있다. 그 경우 중국은 무력한데다가 무모한 푸틴과의 동맹관계를 재고할 수밖에 없고, 대만침공도 주저하게 된다. 푸틴에게 ‘올인’한 김정은의 북한은 더 이상 기댈 곳이 없게 된다. 이란도 비슷한 처지로 몰리게 된다.
역으로 우크라이나 휴전협상이 사실상의 21세기 ‘뮌헨협정(히틀러의 야망을 유화책으로 넘겨버리려는 시도에서 역사상 가장 실패한 협정)’으로 끝나면 이는 미국의 약점으로 간주되면서 CRINKs의 도발은 한 층 거세진다.
‘대통령이 된 이상 우크라이나 전쟁은 트럼프의 책임이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전쟁 패배는 자신의 이미지와 직결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므로 결코 물러설 수 없을 것이다.’ 이코노미스트의 지적이다.
내려지는 결론은 이렇다. ‘우크라이나 휴전협상은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강력한 레버리지를 활용, 푸틴 러시아의 사실상의 항복을 받아낼 때 이는 트럼프의 승리, 더나가 미국, 서방의 승리로 귀결될 수 있다.’ 리얼 클리어 디펜스의 진단이다.
지나친 소망적 사고의 확신일까. 아니면. 아무래도 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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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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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2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맘이 복잡합니다.
전쟁은 승자도 패자도 없는 전부가 패자가 될수 있는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