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턴 러쉬는 사람들을 심해로 데려가려고 한다. 과학자나 군인 뿐 아니라 일반인들 에게도 심해 속 발견의 기회를 주고자 한다. 이들은 단순한 바다속 여행자가 아니다.
러쉬는 “우리는 그들을 임무 전문가라고 부른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견학자라는 말에서는 그냥 얼굴 비친 다음에 시시한 일을 하고, 사진을 잔뜩 찍어가지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을 떠올린다. 그러나 러쉬의 고객들은 직접 심해 탐사를 하러 온 사람들이다. 러쉬는 뉴욕시의 익스플로러스 클럽에서 그 점을 강조해 말했다.
지난 2009년부터 러쉬의 회사인 ‘오션게이트’ 사는 임무 전문가 및 기타 유료 고객들을 침몰선과 수중 오아시스로 데려가고 있다.
오션게이트에는 안티포즈, 사이클롭스 1호 외에도 여러 척의 잠수정이 있다. 그러나 이 중 수심 1,980m 이상 잠항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리고 1,980m도 바다의 평균 깊이의 절반 이하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회사에 따르면 올 11월에 취항하는 사이클롭스 2호는 5명의 승조원을 태우고 수심 3,962m까지 잠항할 수 있는 유일한 민간 잠수정이라고 한다.
사이클롭스 2호는 2018년에 54명의 승객을 태우고 대서양 해저 3,810m 깊이에 침몰해 있는 타이타닉 호 잔해를 찾아갈 것이다. 현재 이만한 깊이로 잠항할 수 있는 잠수정은 전 세계에 4척 뿐이며, 모두가 정부 소유다. 즉 상업용으로 쓰기에는 제약이 많다는 것이다. 물론 민간인이 이들을 이용해 타이타닉의 잔해를 탐사한 적은 있다. 그러나 이 탐사에 사용된 러시아의 미르 잠수정은 그 후로 현재까지 항해에 쓰이지 않고 보관 중이다.
전체 바다 중 인류가 탐사한 곳은 단 5%에 불과하다. 그러나 미 연방 정부는 더 넓은 바다를 탐사할 마음이 없다. 미연방 정부가 매년 해양 탐사에 사용하는 돈은 3200만달러에 불과하다. 반면 NASA의 1년 예산은 190억달러다. 러쉬는 여기에 상업용 잠수정이 파고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류의 해양 탐사의 신시대를 열고자 그는 두 가지 고정관념을 타파하고자 한다. 첫 번째 고정관념은 “잠수함은 위험하다.”다. 러쉬는 인터뷰 도중 “지난 35년간 1500만명이 넘는 사람이 잠수정을 이용 했지만 단 한 건의 대형 사고도 일어난 적이 없다. 통계적으로 볼 때 잠수정은 지구상에서 가장 안전한 교통수단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두 번째 고정관념으로 “심해 탐사는 돈이 많이 든다.”를 거론했다. 물론 이것은 오늘날까지는 사실이었다. 이제까지 심해 탐사용 잠수정은 정부와 대학에서만 건조했으며, 일종의 ‘권위의 상징’적인 요소도 있었다. 그런 배들을 건조할 때 중요하게 여겼던 것은 잠항심도와 표본 채취능력이었지, 비용과 수익은 아니었다.
오션게이트 사는 해양 탐사의 비용을 줄이고자 하고 있다. 사실 민간 우주 기업들 역시 비용, 즉 우주선의 발사 및 회수 비용이 가장 큰 문제다. 제프 베조스가 이끄는 블루 오리진은 우주에 관광객들을 보내기 위해 더욱 저렴한 우주 비행 방법을 알아내야 했다. 그래서 그들은 로켓을 재사용해 발사 비용을 줄이는 방식을 채택했다. 스페이스 X사도 이 전략을 추구하고 있으나, 그 회사는 블루 오리진만큼 우주 관광에 신경을 쓰지는 않는다.
잠수정의 발진과 회수는 우주 로켓처럼 복잡하지는 않다. 그러나 잠수정이 클수록 그것을 목적지까지 운반하는 모선도 커진다. 모선에서 잠수정을 발진시킬 때는 보통 크레인과 A프레임을 사용하는 데, 거친 바다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미 바다에 나갔다가 날씨 때문에 견학을 취소하는 것은 고객들을 실망 시킬뿐더러 돈의 낭비다.
오션게이트는 잠수정의 발진과 회수를 더욱 저렴하고 간편하게 하기 위해 미즈 라스(Ms. Lars)라는 트레일러를 만들었다. 이 트레일러는 잠수정을 싣고 모선 뒤에 매달려 예인된다. 이 플랫폼 덕택에 예인되는 잠수정은 모선과 안전 거리를 유지한 상태로 수상항해를 하게 되는데, 이 때 잠수정 탑승자가 팽창식 조디악 고무보트를 이용해 잠수정으로 옮겨타게 된다. 그러면 미즈 라스는 부력탱크에 물을 채워 수심 5~10m로 잠수, 그 상태에서 잠수정을 발진시키고, 임무에 성공하고 복귀하는 잠수정을 잡아 수면으로 회수해 오기도 한다. 러쉬는 “바다에서 가장 좋지 않은 곳은 바다와 대기가 만나는 곳”이라고 말한다. 이 플랫폼은 모선이 기울어지거나 잠수정과 충돌할 걱정 없이, 거친 바다에서 잠수정을 발진시킬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그리고 이 플랫폼은 모선 뒤에 예인되므로, 잠수정 발진을 위한 특수 설비를 가진 모선을 임대할 필요가 없다. 현지에서 구할 수 있고 현지의 상황에 가장 잘 맞는 배면 무엇이나 모선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덕분에 비용이 줄어든다.
미즈 라스의 설계는 하와이 심해연구소에서 만든 플랫폼에 기반했다. 그러나 오션게이트의 주장에 따르면 미즈 라스는 오리지널과는 달리 스쿠버 다이버들이 잠수정의 발진과 회수를 위험하게 도울 필요가 없기 때문에 더욱 안전하고 기동성이 높다고 한다.
오션게이트는 이미 미즈 라스와 현재 보유한 잠수정들을 가지고 탐험가들을 바닷속으로 보내고 있다. 탐험가들은 바닷속에서 식스길 상어를 촬영하기도 하고, 알카트래즈 인근 바다를 탐사하기도 하고, 안드레아 도리아 호의 잔해에 대한 최초의 소나 스캔을 실시하기도 했다. 메사추세츠 앞바다에 침몰한 이 여객선은 다이버들이 접근하기 어렵기로 유명하다.
사이클롭스 2호가 취역하면, 탐험가들은 열수공과 유명한 침몰선들에 가서 과학 데이터를 모을 수 있을 것이다. 6.6m 길이의 이 잠수정은 127mm의 탄소섬유 외피를 갖추고 있고 수심 3.962m까지 잠수할 수 있다. 이 수심은 지구상에서 가장 깊은 수심은 아니지만, 바다의 평균 수심이기는 하다.
사이클롭스 2호의 취역은 올 11월 예정이다. 그리고 첫 임무는 2018년 타이타닉 호 잔해 탐사다. 현재 이 탐사에 지원할 사람들을 이미 예약 받고 있으며, 2019년 고객들도 예약을 받고 있다.
국립 해양대기청의 해양 탐사국장인 해양학자 앨런 레오파디는 이렇게 말했다. “오늘날 해양 탐사와 과학 연구에 대한 민간 기업과 자선 단체의 지원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물론 그는 국립 해양대기청의 연구와 같이 공적 자금을 사용한 연구도 앞으로 계속 중요하겠지만, 민간 기업들 역시 탐사 기술의 첨단화와 탐사 비용의 저렴화를 통해 해양 탐사를 대중들에게 널리 알리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보고 있다. <서울경제 파퓰러 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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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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