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 가족이 살고 있는 동네 에서 얼마 멀지 않은 곳에 과수원이 있다.
하이웨이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는 곳에 자리잡고 있어서 교통이 편하므로 늦봄에서 가을까지 일년에 두어번 정도는 항상 들르는 곳이다. 이 과수원에는 채소들도 직접 재배해서 판매 하기 때문에 자연 친화적인 채소들을 구입할 수 있어서 좋다.
어느 초여름 이른 아침 그 과수원에 들렀다가 왠 젊은 멕시칸들이 줄을 서 있는 것을 보고 의아해 하며 가까이 갔더니 멕시코인들의 주식인 옥수수를 직접 밭에서 길러 판매하므로 사러 왔다고 한다. 젊은이들이 일터로 가기 전에 먼저 싱싱한 옥수수를 구입하러 왔던 것이다.
나는 호기심에 이끌려 옥수수를 사서 먹어 보았는데 “세상에 이런 맛 있는 옥수수가 있다니…” 탱글탱글한 옥수수 알갱이가 수염 속에 숨어 있다가 노오란 모습을 드러내는데 그 싱싱한 맛에 놀라고 달달한 맛에 놀라고 싼 값에 놀라고 그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옥수수중에서도 흰색 실버 옥수수는 특히 메릴란드 땅에서 잘 자라고 맛이 우수하다고 메릴랜드 토박이가 알려 주었다.
이 농장에는 사과 종류가 특히 많은데 70년대 초 이땅에 이민 왔을때는 사과라고는 레드 딜리셔서 뿐인 것으로 아는데 반세기가 지나는 동안 많은 사과 품종이 개발 되고 과일수를 수입하였는지 새로운 품종의 사과들이 계속 시장에 나오고 있다.
복숭아는 사과나무 보다 키가 작지만 대신 많은 양의 복숭아 열매가 달려 있어서 따기가 훨씬 수월하다. 사과는 일년내내 구입이 가능하고 과육이 단단하고 여물어 미국인들은 이 사과들을 사라다, 케익, 파이, 소스 등을 만들어 사용하고 더러는 요리에도 활용한다.
나는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딸네집에 갈때 언제나 애플케익을 만들어 가며 어느 모임이나 행사 때에도 곧잘 애플케익을 구워서 가곤 하며 선물을 주기도 한다.
우리 아이들이 유치원 시절 읽은 ‘Rain Makes Apple Sause’ 라는 책은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고 생각 나곤 한다. 4월에 봄비가 내려서 땅이 촉촉해 지면 사과나무가 자라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으면서 APPLE SAUCE를 만들수 있다는 얘기는 자연계의 순환을 아이들에게 가르키고 세상의 순리를 알게 하는 이 책에 나는 매료되었었다.
그리고 몇년이 지난 후 딸기를 사러 지인들과 그 과수원에 갔는데 멀리서 보아도 유난히 아주 싱싱한 연둣빛의 파릇파릇한 잎들이 바람에 살랑이고 있었다. 가까이 가서 보고 깜짝 놀랐다. 그것은 한국 채소 열무잎들 이었다. 미국인이 경영하는 농장에 한국열무가 이렇게 잘 자라고 있으니 이찌된 영문인지 몰라 밭 주위에 엉거주춤 서 있으니 이 농장의 인부가 와서 자기들은 이 풀떼기가 필요 없으니 다 뽑아 가라고 한다.
사연을 들어보니 어느 한국분이 사업 실패 하여 고심중에 여기 밭들을 임대하여 열무씨를 뿌려 잘 키워 한국시장에 내다 팔려고 계획하였는데 그만 불의의 교통사고로 사망하게 되는 비극이 발생하였고 주인 잃은 열무밭의 파란 잎들만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안타깝고 애절한 사연에 우리들은 차마 열무를 뽑을 수가 없어서 쳐다만 보다가 발길을 돌렸다. 내가 어렸을 적에는 특히 겨울에 사과를 많이 먹었는데 이 사과들은 대부분 대구에서 왔으며 대구능금이라고 불렀고 나무상자에 쌀겨를 넣고 사과를 보관 하였다.
아버지는 매일 새벽 등산을 가시면서 오시는 길에는 시장에 들러 사과를 꼭 사오셨는데 그때의 품종을 홍옥이라고 불렀다. 사과는 단단하고 속이 꽉 차서 한입 깨물으면 물이 주르르 흐르고 그 차고 시고 단맛의 사과를 잊을 수가 없다.
추운 겨울과 사과와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나를 잔잔한 옛 추억 속으로 데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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